- 유 특보 2년 연속 이순신축제 총감독 맡아, ‘지역예술인 홀대’ 다시 수면 위로

[아산=로컬충남] 아산시가 일감 몰아주기 특혜의혹을 받는 유성녀 문화예술분야 정책특보에게 오는 4월 열리는 '아트밸리 아산 제63회 성웅이순신축제' 총감독을 맡긴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이미 아산시는 유 특보를 총감독으로 위촉한 상태였는데, 지난 1월 12일자로 유 특보와 총감독 계약을 맺었다. 이 같은 사실은 아산시와 아산문화재단을 통해 확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치러진 제62회 성웅이순신축제 총감독을 맡았던 유 특보는 올해에도 또 다시 총감독을 맡게 됐다.
이를 두고 지역예술인들은 물론 공연예술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서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A 씨는 "이순신축제 정도 규모의 행사에서 총감독을 맡으려면 적어도 20년 경력을 요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유 특보에게서 이렇다 할 경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특보로 위촉 받는 경위는 의문투성이다.
아산시 내부와 지역예술인들의 증언을 종합해 저간의 상황을 재구성하면 박경귀 아산시장과 유 특보는 서울문화재단 박상원 이사장 소개로 연을 맺었다. (박상원 이사장은 드라마 ‘모래시계’로 잘 알려진 연기자다)
연을 맺은 시기는 박 시장이 6.1지방선거 출마 이전이다. 박 시장은 시장 당선 직후였던 2022년 9월 유 특보를 위촉했다. 그리고 다음 달인 10월 박 시장은 벤치마킹을 하겠다며 이기애 부의장, 박효진·천철호·김은아·신미진·명노봉 시의원, 그리고 김선옥 문화관광과장·전병관 복지문화체육국장(당시) 등과 함께 가평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현장을 방문했다. 이때 유성녀 특보도 현장에 나왔다.
앞서 전제했듯, 유 특보 위촉을 전후한 상황은 시청 직원과 지역예술인 등의 증언에 따라 재구성한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유 특보 임명과정이 투명하지 않았고 박 시장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렇다 할 경력도 찾아보기 어려운 유 특보에게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다시 아산시 대표축제인 이순신축제 총감독을 맡겼다는 건,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또 다른 논란거리다. 이미 유 특보는 이순신 축제 외에 지난해 8월 치러진 '제2회 신정호 아트밸리 별빛음악제'와 10월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재즈 페스티벌 아산 with 자라섬' 행사에서 공연 기획 용역을 맡았었다.
유 특보는 제62회 이순신 축제 총감독으로 2천 만원을, 그리고 별빛음악제와 재즈페스티벌 공연기획 용역으로 각각 1천 1백만원을 받아 총 4천 200만원을 챙겼다. 하지만 아직 올해 총감독 연출료는 책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아산문화재단측은 알려왔다.
지역예술인, 대형축제 ‘들러리’ 전락?
지역예술인들은 아산시가 대형 축제를 기획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홀대하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기자는 이 같은 비판여론을 검증하기 위해 '제62회 이순신축제 관련 예산 집행내역서'를 입수했다.
이 내역서에 따르면 이순신축제 총 예산규모는 16억 6500만원이다. 그런데 지역예술인에게 돌아간 예산은 '릴레이버스킹 초청팀' 출연료 명목으로 고작 2,953만원에 그쳤다. 유 특보가 총감독비 2천 만원을 챙긴 점을 감안해 보면 그야말로 '코끼리 비스킷'인 셈이다.
여기에 아산시는 축제 TV스팟 광고에 1억 3천 400만원을 썼다. 지역예술인들이 홀대 받는다는 볼멘소리가 아주 근거가 없지 않은 셈이다. 동시에 유 특보가 과도한 특혜를 누린다는 항간의 비판이 사실에 부합함도 강력히 시사한다.
이렇게 아산시로부터 거액의 연출료와 특혜를 누리면서도 정작 유 특보는 광주시 홍보대사 활동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 [단독]‘일감 몰아주기’ 특혜 의혹 유성녀 특보, 타지역 홍보대사 겸직? – 아산신문-아산의 등불 (assinmun.kr))
기자는 유 특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오늘(14일) 오후 연락을 취했고 연락이 닿았다. 기자는 유 특보에게 "아산시로부터 특혜를 받는 건 아닌가?"라고 물었으나 유 특보는 "언론은 특정부분만 편집해서 내보내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다. 문자로 질문을 보내주면 따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는 문자 메시지로 질문을 보냈지만, 2시간이 경과하도록 답신은 오지 않았다.
